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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 홍콩: 벤투호, 홍콩 꺾고 동아시안컵 결승 진출

2022년 26월 07일

한국 대 홍콩 2차전 경기 리뷰  

2022 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홍콩을 3대0으로 꺾고 2연승을 기록하며 동아시안컵 4연패에 성큼 다가서게 되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4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홍콩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렀다. 대표팀의 맏형이자 주장인 홍철과 막내인 강성진이 나란히 세 골을 만들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2차전에서는 중국전과 완전히 다른 구성으로 베스트11을 꾸리는 전략을 내세웠다. 최전방에는 조영욱(서울)을, 좌우 2선에는 송민규(전북), 강성진(서울)을 배치했다. 중앙에는 김진규(전북), 이기혁(수원FC), 김동현(강원)이 자리했으며, 포백라인은 홍철(대구), 이재익(이랜드), 박지수(김천), 김문환(전북)에게 맡기고, 골문은 송범근(전북)이 지켰다. 주장 완장은 홍철이 찼으며, 이기혁, 김동현, 송범근은 이번 경기가 A매치 첫 출전이었다.

전반전 초반, 한국은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패스 미스로 좋은 기회를 놓쳤다. 약체 홍콩의 밀집수비에 막혀 약체팀을 상대함에도 좀처럼 골망을 흔들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 운용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9분, 조영욱이 헤딩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으나 골문 위로 넘어가기도 했다.

홍콩전 첫 골은 벤투호의 19살 막내인 강성진 선수가 A매치 데뷔골이자 선제골을 뽑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17분,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강성진이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왼발 중거리 슛이 상대 팀 수비수의 발에 굴절되며 크로스바를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강성진은 지난 20일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고, 이번 홍콩전에서는 선발 출전 기회를 얻어 경기에 나섰다.

전반 선제골 이후 한국은 홍콩을 몰아붙이며 몇 번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추가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1-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파울루 벤투 감독은 박지수와 김문환을 빼고 백승호(전북), 조유민(대전)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시원한 경기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중국전에서 득점한 조규성(김천)을 투입하고 이어서 김주성, 이영재(김천)를 교체 투입하며 전술에 더욱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다.

후반 29분, 김진규가 후방에서 보낸 롱패스를 주장인 홍철이 받아 그대로 홍콩의 페널티 박스까지 끌고 가 왼발로 강슛을 날리며 추가 골을 터뜨렸다. 이후, 후반 41분에 홍철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주고 강성진이 몸을 날리며 다이빙 헤딩슛으로 쐐기 골을 만들었다. 홍철과 강성진의 합작 골 이후 추가 득점 없이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1차 중국전(3대0 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리는 남자대표팀은 오는 27일 오후 7시 20분 일본과 최종전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일본은 중국과 2차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서 현재 1승 1무를 기록 중이다. 따라서 한국은 일본전에서 무승부를 하더라도 대회 4회 연속 우승을 하게 된다.

두 팀의 역대 전적은 한국이 42승 23무 15패로 앞서지만, 2000년대 이후 전적은 6승 7무 5패이기에 이번 한일전은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이번 대회 1차전에서 대표팀 주장이었던 김진수(전북)는 “한일전은 결과가 중요하다. 꼭 승리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최근의 경기였던 2021년 3월 평가전에서 0대3으로 대패한 전적도 있는 만큼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설욕하고 4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한국 대표팀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 보인다.

이번 홍콩전 승리, 한국의 월드컵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한국 대표팀은 2022 동아시안컵 출전국 중 약체로 꼽히는 홍콩과의 2차전 경기에서 3대 0으로 2연승을 만드는 성과를 냈다. 3대 0이라는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상당한 점수 차이로 승리한 것이지만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8위인 한국과 랭킹 145위인 홍콩 간의 격차를 고려하면 더 압도적인 경기를 기대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앞서 일본이 홍콩을 6대0으로 압승을 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다만 이번 홍콩전은 벤투 감독의 과감성과 실험에 대한 의도가 있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선발 11명의 선수를 1차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구성하는 새로운 전략과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경기 중에 보였던 미흡함이나 실수 등을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었다. 출전 선수 전원을 교체하는 과감한 전략으로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A매치 실전 경험을 쌓게 하고 국내파 선수들의 옥석을 가리는 기회로 십분 활용했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대표팀 막내 강성진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에 K리그에 데뷔하고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지난 1차전에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19살 강성진은 두 번째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에 이어 1경기 2득점을 만들어내며 높은 골 결정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눈부신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만 19세 120일에 기록한 A매치 골로 최연소 A매치 득점 11위 기록을 갖게 되며 벤투 감독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대표팀 주장이자 맏형인 수비수 홍철은 2011년 대표팀에 합류한 이래 11년 5개월, A매치 45번째 경기만에 첫 골을 기록했다.

2022년 11월 21일에 개최 예정인 2022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남은 올해의 가장 중요한 실전 경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속한 H조에는 한국보다 강팀으로 볼 수 있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및 가나가 함께 편성되어 있다. 한국의 16강 가능성에 대해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 및 해외 베팅 업체의 의견이 분분한 현실이다.

영국 토트넘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 손흥민과 같은 선수와 함께 합을 맞춰 최상의 경기를 이끌어갈 선수를 최대한 많이 발굴한다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아시안컵은 대회 자체가 가지는 의미 이상으로 신예 선수들을 발굴하고 가능한 많은 선수에게 A매치 실전 경험을 쌓아 월드컵을 대비한 전력으로 훈련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동아시안컵에서 남은 경기는 단 하나. 그리고 무조건 이겨야 하는 한일전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우승컵을 거머쥐기 위해서라도 최정예 멤버로 라인업을 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드필더 황인범(서울)이 그리스 올림피아 코스 이적을 위해 홍콩전 직전 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또 다른 최상의 조합을 찾아 한일전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매 경기의 승리 자체도 중요하지만, 한일전 승리와 대회 우승이라는 경험은 선수들과 감독 모두에게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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